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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육아. 엄마 잘 못이 아니야.

by 1짝꿍1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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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 친구의 눈물을 처음 보았다.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곧이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지금 와이프가 진통을 하고 있는 중이야. 보여?"

'따르릉' 전화 벨이 다시 울렸다.

 곧이어 할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엄마, 아이가 곧 나온데. 지금 진통은 아까보다 저 심해. 며느리 아픈 거 보여?"

진통을 하고 있는 부인 옆에서 남편과 시어머니는 계속 영상통화하기 바빴다.

 

나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아들의 오전 육아를 끝냈다.

낮잠을 자는 아들을 보면서 '너무 예쁜 아들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열심히 육아를 해서 그런 지 커피를 너무 먹고 싶었다.

 나는 주방으로 가 시원한 커피를 탔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 핸드폰을 하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따르릉' 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친구였다.

 오랜만에 온 전화여서 더 반가웠다.

 나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다시 한 번 말했다.

 "여보세요. 효주야, 얘기해."라고 말이다.

 "(흐느끼는 소리)" 우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맨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친구에게 말했다.

 "효주야, 무슨 일이야?"라고 말이다.

 효주는 대답했다.

 "다 싫어. 다 싫다고 말하고 싶은데 너 밖에 생각이 안 나서 전화했어."

 나는 효주에게 말했다.

 "잘했어! 뭐가 그렇게 싫었어?"라고 말이다.

 친구는 전화기 넘어로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맨 처음 친구의 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많이 울고 있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집중해서 들었다. 친구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더 집중해서 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효주야. 무엇이 너는 그렇게 힘들게 한거야.'라고 말이다.

20대부터 알고 지낸 친구이다. 그 친구가 엄마가 되고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나는 엄마가 된 친구의 눈물을 처음 보게 되었다. 

아기까지 싫어지는 자신을 보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30분 넘게 친구는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나는 끊지않고 계속 들어주었다.

 그 친구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출산할 때 신랑은 진통하는 자신을 지켜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엄마랑 영상 통화하기 바빴다는 것이다.  또 출산을 하고 나서 자기에게 '괜찮아?', '수고했어.' 같은 말은커녕 자신의 엄마에게 전화를 해 아기를 보여주기 바빴다는 것이다.]

또한 [산후조리원에 와서는 실시간으로 자신의 엄마랑 영상 통화를 하느라 자기와의 대화에 집중할 수 없어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친구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럴 때마다 신랑은 힘든 자신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나약해졌다고 타박하기 바빴다고 한다.

 친구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고, 급기야 아이까지 보기 싫어졌다고 한다.

 누구한테라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에게 전화한 것이었다.

 아기까지 싷어지는 자신을 보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가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너의잘못이아니야
비에 젖은 나뭇잎

 

너의 잘 못이 아니야.

나는 친구에게 밖으로 나가라고 조언해 주었다.

또 산후우울증 상담을 받아 볼 것을 권유했다.

 

 나도 그랬다.

산후우울증으로 많이 울고 힘들었다.

상담도 받았다.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때에는 약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친구에게 내가 산후우울증을 이겨낸 방법들을 알려주었다.

 

 첫 번째로는 밖에 나가는 것이다.

 집에만 있으면 우울한 감정이 더 커진다. 우울한 감정이 커지면 안 좋은 생각도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바람을 쐬고 나면 기분이 한 결 좋아졌다.

 두 번째로는 음악을 들었다.

 우울한 음악, 비 올 때 들으면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밝은 음악, 댄스를 들었다. 음악을 듣다 보면 가슴에 와닿는 곡이 있다. 나는 그 곡을 수백 번도 돌려 들었다.

 세 번째로는 일주일에 두 시간 못해도 한 시간의 내 시간을 가졌다.

 세 번째는 남편이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남편에게 '나 산후우울증 상담받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선생님은 너무 힘들면 약을 먹으라고 하는 데 나는 약까지 먹지 않으려고 해. 그러니까 오빠가 도와줘.'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그 부탁을 일주일에 한 번 두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두 시간씩 아이를 봐달라는 것이었다.

 그 시간에 나는 나가서 좋아하는 커피도 마시고, 햄버거도 먹고, 쇼핑도 했다.

 즉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네 번째로는 야채를 먹었다.

 야채를 먹었다는 말에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근데 나는 이게 도움이 되었다.

 나는 아침마다 야채를 챙겨 먹었다. 상큼한 드레싱에 야채를 먹으니 기분도 좋아질 때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마지막 방법은 나는 많이 못했다.

 새로 이사 온 동네고 연고지가 없다 보니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동네에서 얼굴을 익힌 엄마들과는 종종 길에서 만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속 깊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웃기도 하고 새로운 정보도 알게 되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나의 밝은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었다. 그리고 위로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난 친구에게 '이 모든 일은 너의 잘 못이 아니야. 엄마가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야. 혼자 자책하지 말고, 너무 아파하지 말았으면 좋겠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친구는 나에게 '고마워. 내 이야기 끝까지 들어줘서.'라고 말했다.

 나는 친구에게 '언제든지 이야기할 사람 필요하면 전화해.'라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를 응원하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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